이번에 블로그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작년 2월~올해 8월에 군대를 다녀왔는데 원래는 입대와 함께 블로그를 시작하려 했었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듯이 밀리고 또 밀려서 10월이 되어서야 시작하게 되었다.
이 사람은 블로그 시작한다면서 왜 제목을 극의 마지막인 "커튼콜"로 해놨지? 싶을 수 있다. 그것은 내가 커튼콜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농담이고 제일 큰 이유는 좋아하는 래퍼인 비와이의 앨범 The blind star에서 첫 곡이 "CURTAIN CALL"로 마지막과 서로 연결되는 구성을 따라하고 싶었다.
나는 커튼콜을 매우 좋아한다. 연극이나 뮤지컬을 영화보다 더 선호하는 이유가 70%는 커튼콜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극의 내용을 연기하면서 배우들은 아프고, 다치고, 사랑을 잃고, 버림받고, 죽기도 한다. 그러나 커튼콜에서만큼은 배우들은 밝게 웃으며 작별인사를 한다. 나는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아쉬움 섞인 후련함이 너무 좋다. 내 인생의 커튼콜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도 한다.
처음으로 본 커튼콜은 아이러니하게도 연극이나 뮤지컬의 것이 아닌 중학교 1학년 때 본 "신세기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의 엔딩이었다. 일명 "오메데토 엔딩"이라고도 불린다. 난해하다, 별로다라는 평가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나는 애니메이션 내내 이카리 신지에게 몰입해서 그런가 신지에게 고생했다며 축하해주는 그 분위기가 갑작스런 엔딩에 김이 새면서도 기분이 참 좋았다.
사실 커튼콜에 대해서는 더 하고 싶은 말이 많다. 나는 우리들의 인생 또한 일종의 극이며 모두가 연기를 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세하게 말하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 그만 글을 마치고 커튼을 내려야겠다. 이 글이 "커튼콜"로써 블로그의 시작글이자 마지막 글로 충분히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내가 블로그를 그만둔다면 글을 보던 사람들이 이 글을 다시 읽어줬음 좋겠다.
"끝났다는 것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잊는다는 것도 역시 비워둔다는 것을"
<산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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