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소리

군생활 중 깨달은 것들 (3) 미래를 예측하는 일의 어려움 : 프렉탈 구조

Dongho150 2024. 10. 20. 00:24

  당신이 1초 뒤의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다면 돈을 100억, 1000억, 1조... 원하는 만큼 벌 수 있다. 단 "1초"라도 미래를 볼 수 있다면 말이다. 후지모토 타츠키의 만화 <체인소맨>에 나오는 미래의 악마도 눈, 미각, 후각 등을 바치는 대가로 계약자에게 몇 초 정도 뒤의 미래를 보게 해준다.(가성비 무엇) 그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것의 힘은 강력하며, 필수적이다.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에도 당신의 폰이나 컴퓨터는 성능을 위해 초당 수억 번의 예측을 하고 있다. 당신의 뇌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상황을 시뮬레이션하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를 완전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확률을 높일 수 있을 뿐이다. 

<체인소맨>의 미래의 악마

  그렇다면 확률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방법은 과거에서 힌트를 얻는 것이다. 우리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해서 농사를 지어왔다. 뜨거운 걸 만져서 아팠던 과거의 기억은 우리가 뜨거운 걸 만지면 아플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준다. 드니 빌뇌브 감독의 영화 <듄 : 파트 2>에서 주인공 폴 아트레이데스는 영화 후반부 모래벌레의 피를 마시고 완전한 예측자로서 각성한다. 이 각성의 원리는 자신의 모든 조상의 과거 기억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다.

리산 알 가입! 리산 알 가입! <듄 : 파트 2>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때의 문제는 아주 드문 일이나 새로운 일의 발생에 대처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얘기한 "블랙 스완"이 이런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들은 매우 드물게, 또는 새로 일어나지만, 그 영향력은 파멸적이다. 예를 들면 만유인력의 발견, 상대성 이론의 발견, 컴퓨터의 발명, 딥러닝의 발명 등이 있다. 이 사건들은 절대로 과거를 통해 예측할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으며, 기존의 산업, 문화, 기득권을 파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건들은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대응을 뛰어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람의 인생의 관점에서는 사랑도 이런 예측불가의 파멸적인 사건이다. 사랑은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적으로 변화시킨다. <어바웃 타임>을 보면, 미래를 보고 와도 사랑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Lesson 1 : All the time traveling can't make someone love you"

 

  과거는 반복되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렇다면 미래는 어째서 이 2가지 서로 모순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원리가 프렉탈 구조에 있다고 생각한다. 프렉탈 구조의 특징은 자기유사성(과거는 반복된다.)과 불규칙성(그러나 예측할 수 없다.)이다.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프렉탈로는 나선이 있으며 우리 은하도 나선 모양이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DNA도 이중 나선 구조이다. 어떻게 보면 인간의 미래가 자기유사성과 불규칙성을 지닌 나선 구조로 전진하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프렉탈 구조가 생명과 우주를 움직이는 진리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천원돌파 그렌라간>에서 인간을 상징하는 힘은 "나선력"으로 표현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다음과 같다.

1.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2. 과거에서 배움으로써 미래를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3. 그러나 그렇지 않은 극단적인 상황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잘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군생활 중에 깨달은 것 시리즈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 글을 읽어준 당신에게 감사한다. 

 

2024.10.19 - [헛소리] - 군생활 중 깨달은 것들 (2) 인간관계의 어려움 = 지식의 저주 + 사회적 동물